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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애플의 PER / PBR
이전 feed에서 다룬 PER에 이어, 이번에도 똑같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PBR을 보면서 글을 시작하려고 한다.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PBR은 각각 1.3배, 12.71배이다. 똑같은 스마트폰 제조사인데, PBR이 왜 10배정도 차이가 나는걸까?
두 회사의 PER은 그나마 비교가 가능한 범위인데, PBR의 차이는 너무나도 크다.
이번 feed에서는 PBR의 구성요소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석할 수 있고 투자측면에서는 어떻게 봐야하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PBR = Price / Book
PER에 이어 이번에도 PBR 공식을 치킨집으로 간단하게 비유하려고 한다.
PBR은 위 공식과 같이,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지표이다.
앞서 PER feed에서 본 것과 마찬가지로, 시가총액은 총 주식가격이고, 지금 그 시가총액만큼의 돈이 있으면 그 치킨집을 전부 다 사서 인수할 수 있는 돈 이라는 언급을 했다.
순자산은 치킨집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이다. 이를테면, 튀김기, 오븐, 배달오토바이, 테이블, 의자, 사놓은 생닭들, 양념, 조리도구, 식기류, 카운터기계, 카운터에 있는 현금들 등 모두 자산에 포함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가지고 있는 총 자산에서, 채무자(돈 빌려준사람)에게 빚을 갚고 나면 치킨집이 순수하게 가지고 있는 '순자산 (Book value)'이 나오게 된다.
PBR은 '1'이라는 기준으로 고평가와 저평가가 나뉘게 되는데, PBR이 1보다 작은 경우부터 살펴보자.
위 식처럼 PBR이 1보다 작게되면, Price가 Book value보다 작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현재 치킨집이 가지고 있는 재산 (튀김기, 오븐, 배달오토바이 등)을 다 팔아서 남는 돈보다, 그 치킨집이 지금 새로운 인수자에게 제시되고 있는 치킨집시세가 '작다'는 이야기다. 즉, 치킨집시세가 '저평가' 받고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PBR이 1보다 크면, Price가 Book value보다 크다는 것이고, 이는 장사가 잘되는 치킨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제시요건이다.
즉, 지금 치킨집이 가지고 있는 재산 (튀김기, 오븐, 배달오토바이 등)을 다 팔아서 남는 금액보다, 치킨집 인수금액이 더 '크다'는 의미다. 여기서 생기는 premium이 보통 '권리금'이라고 하는데, 장사가 잘되는 상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즉, 치킨집이 '고평가'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일상의 예시를 들면서 정리를 마치면, 어떤 집이나 상가가 '경매'에 들어갔을때, 기존 시세의 70%~90% 정도로 싸게 그 물건을 낙찰받는 경우를 볼 수있다. 그 경우를 PBR이 1보다 낮은 상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청약에 당첨되어서 '청약권'을 다른사람에게 웃돈을 얹어 넘기는 경우가 PBR이 1보다 큰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처음 예시로 돌아가 삼성전자의 PBR이 1.3, 애플의 PBR이 12.7 으로 생각해보자면,
삼성전자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산보다 1.3배만큼의 가격으로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애플은 자신의 재산보다 12.7배만큼의 높은 가격으로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왜 이렇게 삼성전자와 애플의 PBR이 거의 10배만큼 차이가 나는걸까?
위 치킨집의 예시로 곰곰히 생각해보자면,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주식가격에 비해 실제 재산이 10배 많다는 것이다. 정말 그렇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뿐만아니라, 반도체, 가전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그 제품들을 직접 생산하는 공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공장 하나를 건설하는데 10조이상의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원,화성,평택 등 여러 곳에 반도체공장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는, 가지고 있는 재산이 어마어마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애플은 제품을 디자인하는 역량과 컨텐츠를 만드는 역량에 사업을 집중하고 있으며, 공장이 필요한 hardware 공정은 흔히 다른 아시아에 있는 공장들 (e.g. Foxcon, TSMC, 삼성전자 등) 에게 외주를 맡기고 있다. 따라서, 물질적으로 보이는 재산보다는 인적자원과 특허권, 컨텐츠, 브랜드가치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총자산이 삼성전자보다 낮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것이 두 회사가 PER은 비슷해도 PBR이 심하게 차이나는 이유이다.
아래의 산업 PBR 평균을 보면서 좀 더 PBR을 느껴보자.
위 도표를 보면, 공장이 필요한 대부분의 업종은 PBR이 1보다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반면, Laboratoy 위주인 software적 성격이 강한 서비스업, 전기전자, 의약품 관련업종은 PBR이 1보다 크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해도 PBR이 1보다 낮은 업종이 한국에 저렇게 많이 존재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치킨집가격이 제값만큼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PER편에서 다뤘던 것과 마찬가지로 PBR 또한 분자가 Price이기 때문에, PBR은 그 주식의 인기를 또한 반영한다. PBR이 낮은 경향을 보이는 업종은 PER과 마찬가지로 주식의 인기가 없다는 것을 또한 의미한다.
인기가 많은 미국주식의 PBR을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다음 도표를 살펴보자.
위 PBR은 미국 S&P500 기업들의 업종별 PBR을 나타내고 있는데, 우리나라와 다르게 1보다 작은 업종이 하나도 없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Laboratory 위주인 Infomation Technology는 높고, 특이하게 소비재(Consumer Discretionay, Consumer Staples)의 PBR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추측하기로는, Starbucks, Cocacola, Nike와 같은 Mega Brand를 가지고 있는 인기많은 글로벌 consumer 기업들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찌됐든 미국주식은 대체적으로 인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설비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Energy나 Utilites 등의 산업들조차 우리나라와 다르게 PBR이 1보다 크다.
투자측면에서 PBR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PBR이 1보다 낮은 기업은, 그 기업의 시장가치(Price,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가 청산가치(Book value, 회사의 재산을 다 팔아서 남는 가격) 보다 낮다. 따라서, 이런 주식을 산다면 '저평가 고가치' 주식을 샀다는 것은 확실하다.
- 삼성전자와 애플의 차이처럼, 다른 회사와 비슷한 PER을 가지고 있어도 공장이 없고 외주를 맡기면 애플처럼 PBR이 높을 수 있다. 투자 할 때 PBR을 보면, 회사의 사업성격을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다.
- PBR은 PER과 비슷하게, 그 주식의 인기도를 반영한다. 모든 업종의 PBR이 1보다 큰 미국시장을 보면 미국시장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시장처럼 인기가 생길 시장을 찾는 것도 숙제이다.
- 어떤 주식의 PBR이 해당 산업평균이나 경쟁사에 비해 심하게 높으면, 가진 총알이 거의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매수하는 것을 지양해야한다. 그러나 반대로 PBR이 심하게 낮은 회사는 가지고 있는 회사재산이 '매우'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매수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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