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PER / PBR
왼쪽 그림처럼 증권플러스 앱에서 삼성전자의 종목정보를 보면, PER과 PBR이 13.8배, 1.3배라고 명시되어있다.
또한 오른쪽 그림은 애플의 valuation measures인데, 여기서 뜻하는 P/E와 Price/Book은 각각 PER, PBR과 같은 의미이고, 각각 20.60, 12.71이라고 되어있다.
이번 시리즈의 목표는 이 PER, PBR 등 수치를 봤을 때, 딱 직감적으로 '이 기업이 어느정도 valuation을 받고 있구나'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PER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PER = Price / Earning
갑자기 공식이 나온다. 수식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길수도 있지만, 위 수식은 정말 간단하니 안심해도 좋다. 치킨집으로 간단하게 비유하려고 한다.
PER은 위 공식과 같이, 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지표이다.
시가총액은 총 주식가격으로, 지금 그 시가총액만큼의 돈이 있으면 그 치킨집을 전부 다 사서 인수할 수 있는 돈 이라는 것이다.
순이익은 1년동안 벌어들인 총 치킨 매출에서 비용(닭값, 양념값, 임대료, 인건비 등)을 뺀 금액, 곧, 기업이 장사하면서 들였던 비용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자기 주머니로 들어오는 돈이다.
그렇다면, PER이 '10'이라는 의미는, 그 치킨집이 10년동안 치킨을 튀겨야 자기의 치킨집을 비로소 매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처음 예시인 삼성전자의 PER가 13.8, 애플의 PER이 20.6 으로 생각해보자면,
삼성전자는 13.8년, 애플은 20.6년을 일해야 비로소 자신의 회사를 모두 살 수 있는 금액이 나온다는 뜻이다. 이 점만 본다면,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6.8년이나 일을 '덜' 해도 되기 때문에, 더 좋은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즉, 낮은 PER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가치측면'에서 더욱 매력적인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위 수식에 좀 더 대입해보자면, PER이 낮은 회사는 순이익은 크고, 시가총액은 낮은 회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생각이, '그러면 무조건 PER낮은 기업만 골라서 사면 되는 것 아닌가?' 라고 반문할 수 있다.
다음 '산업 PER평균' 그래프를 살펴보자.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산업별로 PER이 상이하다. 특히 은행, 증권, 금융관련 업종이 가장 낮은 PER을 기록하고 있고, 의약품이 가장 높은 PER을 보여주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논리로는, PER이 낮을수록 좋기 때문에, 금융업이 가치측면에서 가장 매력적인 회사이고, 의약품 쪽이 가장 최악의 업종이다.
과연 그런가?
금융업은 우리가 알고있듯이 저물어가는 사양산업이다. 금리가 zero로 수렴하기 때문에, 은행은 예대마진을 남기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Fintech와 온라인뱅킹의 약진으로 거래수수료가 줄어들고, 그에 따라 은행텔러와 증권브로커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현상을 우리는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즉, 금융업은 지금 버는 순수익은 많을지는 몰라도, 앞으로의 '미래'가 없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것이다. 영리하게도 시장은 이 현상을 다 주식가격에서 반영하고 있다.
이렇듯 미래전망이 안 좋고 인기가 없는 주식의 PER은, 분자인 Price 자체가 낮기 때문에, PER이 자연스럽게 낮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주식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 도표를 살펴보자.
위 그림에서 Fwd P/E (미래전망 PER) row을 보면, 여기서도 맨 오른쪽 Financials(금융업)이 8.7으로 가장 낮은 PER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미국에서도 금융업은 주식으로서 인기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임의소비재(Consumer Discretionary), IT(Infomation Technology), 부동산리츠(Real Estate), 필수소비재(Consumer Staples) 들이 상위 PER을 차지하고 있기에, 이들은 미국시장에서 핫한 업종이라는 insight를 얻을 수 있다.
투자측면에서 PER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PER이 낮은 주식은, 지금 벌고 있는 순이익에 비해 주식가격이 낮은 '저평가 고가치' 주식이다. 따라서, 언젠가 이 주식이 제대로 평가받는 날을 기대하며 매수 할 수 있다.
- PER이 낮은 주식은, 말그대로 '저평가' 주식이다. 지금 시장에서 '인기가 없다'는 뜻이다. 인기가 없는데는 위 금융업의 예시처럼 그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앞으로 인기가 많아질 주식'을 찾는, 즉, PER이 앞으로 높아질 주식을 찾는 것도 PER을 활용한 투자의 포인트다.
- PER은 상대가치를 비교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항상 어떤 주식을 매수할 때 그 universe를 확인해야한다. 즉, 자신이 매수하고자 하는 주식이 속한 산업평균(e.g. 금융업의 PER) 과 시장평균(e.g. 코스피의 PER)과 비교해보고, 그 기업의 상대적인 가치를 확인해야한다.
- 어떤 주식의 PER이 해당 산업평균에 비해 심하게 높거나 (고평가 저가치), 마이너스이면 (순이익이 마이너스인 적자기업), 그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지양해야한다. 이익은 없는데 주식가격만 비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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